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남도 산자락으로 서서히 번져가는 시기,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울 같은 연못 위에 비친 고즈넉한 누각 하나가 길손을 맞이합니다.예로부터 ‘남도의 제일 경치’라 칭송받아온 쌍계루입니다. 운문암 계곡과 천진암 계곡의 두 물줄기가 합쳐져 이룬 맑은 연못 위에 단아하게 걸터앉은 이 누각은, 잎이 작고 빛깔이 유난히 고운 ‘애기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비로소 독보적인 계절의 정취를 드러냅니다.흰 학이 날개를 펼친 형상의 거대한 백학봉 바위 암벽과 오색 단풍, 그리고 누각의 자태가 맑은 수면에 그대로 데칼코마니처럼 투영되는 장면은 왜 이곳이 가을 남도의 정수로 불리는지를 단박에 증명합니다.두 계곡의 만남과 1,400년을 이어온 백양사의 숨결쌍계루는 단순한 정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