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백제의 고도 부여를 감싸 안는 10월 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정원인 '궁남지'가 그윽한 국화 향기로 가득 채워집니다.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흘간 펼쳐지는 ‘제23회 부여국화축제’는 “국화, 가을의 조각들을 맞추다”를 주제로 백제의 찬란한 역사와 가을의 서정을 한데 엮어냅니다.
삼국사기에 백제 무왕이 궁궐 남쪽에 연못을 파고 섬을 만들어 신선사상을 구현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궁남지는, 당시 일본에 조경 기술을 전파했을 만큼 뛰어난 백제의 미학을 품고 있습니다. 약 3만㎡에 달하는 넓은 연못 주변으로 국화 4만여 점이 장엄하게 깔리며, 일상을 벗어나 호젓한 사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맑고 깊은 쉼을 건넵니다.
오직 부여에서만 만나는 백제 유물 국화 조형물과 5대 테마 공간
이번 축제는 단순한 화분 배치를 넘어 공원 전체를 거대한 국화 정원으로 탈바꿈시킵니다.

- 백제의 혼을 담은 조형물: 백제 예술의 극치로 꼽히는 ‘백제금동대향로’와 사비 백제의 위용을 상징하는 ‘사비문’이 수만 송이 국화로 정교하게 재현됩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마치 유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입체감을 주며 오직 부여에서만 볼 수 있는 독보적인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 5개의 감성 테마 공간: 축제장은 역사의 조각, 풍경의 조각, 인연의 조각, 향기의 조각, 치유의 조각 등 5개 구역으로 나뉘어 발길 닿는 곳마다 색다른 테마를 선보입니다. 한 줄기에서 수천 송이 꽃을 피워내는 다륜대작 등 장인의 손길이 깃든 기획 작품들이 연못 둘레를 따라 화려하게 이어집니다.
노을빛에 물드는 포룡정과 수면 위로 번지는 빛의 예술

궁남지 국화축제를 가장 깊이 있게 누리는 골든타임은 늦은 오후 해 질 무렵입니다. 서쪽 하늘로 해가 낮게 기울기 시작하면 연못 둘레를 감싼 단풍과 노랗고 붉은 국화의 색채가 한층 짙어집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오색 꽃들과 연못 한가운데 자리한 정자 '포룡정'의 그림자가 고요하게 투영되는 순간은 축제 최고의 사진 명당이 됩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은은한 야간 경관 조명이 불을 밝히며 낮의 화사함과는 전혀 다른 몽환적인 밤 풍경을 자아내어, 낮부터 밤까지 머물며 두 가지 매력을 모두 만끽하기에 좋습니다.
다도 체험과 걷기 편한 평지 둘레길의 안락함

궁남지는 가파른 경사나 턱이 없는 완만한 평지 흙길과 목재 데크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연못을 끼고 한 바퀴 도는 데 1~2시간이면 충분해 어르신을 모신 효도 여행이나 아이 동반 나들이로 손색이 없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운영본부 옆에서 전통차와 다식을 음미하는 국화 다도 체험(1인 2,000원)이 열리며, 하루 네 번(11시, 13시, 15시, 17시)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국화 투어가 무료로 진행됩니다. 서문주차장 부근 체험 부스에서는 국화 리스 만들기 등 가족 단위 체험과 향토 특산물 장터가 함께 마련되어 풍성한 즐길 거리를 더합니다.

부여 궁남지는 1,400년 백제 조경의 정수가 깃든 연못 위에서 4만여 점 국화 작품과 포룡정 노을, 야간 조명의 낭만을 입장료 부담 없이 누리는 충남 최고의 가을 힐링 명소입니다. 가을바람을 타고 번지는 그윽한 국화 향기를 맡으며 연못가를 천천히 거닐고, 번잡한 일상을 내려놓으며 마음에 맑고 따뜻한 평온을 가득 채워가기에 최적화된 공간입니다.
추천 관람 코스

- 궁남지 국화 & 노을 힐링 완주 코스 (총 체류시간 약 2시간): 서문주차장 도착 및 무료 주차 ➔ 체험 부스 및 동물 모양 국화 조형물 관람 ➔ 향기의 조각 길 산책 ➔ 포룡정 목교 건너기 (연못 중앙 정자 조망) ➔ 사비문 & 금동대향로 대형 국화 조형물 감상 ➔ 해 질 무렵 수면 반영 촬영 ➔ 국화 다도 체험 ➔ 야간 조명 감상 후 원점회귀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 부여 정림사지

궁남지 관람을 마친 뒤 차로 약 5분 거리에 자리한 '정림사지'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백제 시대의 단아하고 기품 있는 비례미를 자랑하는 국보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가을 하늘 아래 묵묵히 서 있어 깊은 역사의 여운을 전합니다.
탐방 후에는 인근 식당가로 이동해 찹쌀과 대추, 견과류를 은은한 연잎에 싸서 쪄낸 부여의 대표 향토 별미 '연잎밥 정식'과 바삭한 떡갈비를 곁들이면, 서늘해진 가을바람을 맞고 난 뒤의 허기를 든든하고 향긋하게 달래줍니다.
제23회 부여국화축제 이용정보

- 위치: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117 (부여 궁남지 일원)
- 축제 기간: 2026년 10월 30일(금) ~ 11월 8일(일) [10일간 개최]
- 개막식: 2026년 10월 30일(금) 오전 10:30
- 운영 시간: 축제장 상시 개방 (추천 방문 시간: 일몰 1시간 전인 16:30 ~ 야간 조명 19:30)
- 입장료: 전면 무료 (궁남지 상시 무료 개방 공간)
- 주차 안내: 서문 주차장 및 동문 주차장 무료 이용 가능 (체험 부스와 조형물이 가까운 서문 주차장 이용 추천)
- 문의: 041-830-2591 (부여군농업기술센터)
- 방문 팁: 대형 국화 조형물 내부에 고정용 철골이나 와이어 등 뾰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어린아이를 동반한 경우 손을 잡고 안전거리를 유지해 관람하세요. 연못가 특성상 해가 지면 찬 바람이 불어 기온이 내려가므로 따뜻한 외투를 챙기시길 권합니다.
잔잔한 연못 물결 끝에서 건져 올리는 맑은 여백

노을빛으로 물든 궁남지 수면 위로 포룡정의 고즈넉한 지붕과 샛노란 국화의 그림자가 가만히 흔들릴 때, 물가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가슴속을 답답하게 채우고 있던 일상의 소음들이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신선의 정원을 꿈꾸며 연못을 일구었던 백제인들의 넉넉한 숨결은, 천 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지나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삶의 조각들을 다정하게 맞춰볼 수 있는 사색의 여백을 내어줍니다.
국화 향기가 가장 짙게 번져갈 10월의 끝자락, 부여 궁남지의 호젓한 물길을 거닐며 백제의 역사와 오색 꽃들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 속에서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단단한 평온을 가득 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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