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는 11월의 경주를 떠올리면 대부분 불국사의 불타는 단풍이나 통일전의 황금빛 은행나무 가로수길, 혹은 도리마을의 키다리 숲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와 차량 정체로 번잡한 도심 관광지를 벗어나 북서쪽 외곽으로 눈을 돌리면, 숨이 멎을 듯한 고요 속에서 단풍의 참된 깊이를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비경이 자리합니다.바로 경상북도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 구미산 기슭에 고즈넉하게 둥지를 튼 ‘용담정’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직 바람 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싶은 이들에게 이곳은 경주에서 가장 평온하고 다정한 안식처를 내어줍니다.동학의 발상지이자 수운 최제우의 깨달음이 서린 성역용담정은 감탄을 자아내는 빼어난 가을 풍광을 품고 있지만, 본래 한국 근현대사상사에서 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