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볕이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의 공기가 부드러워지면, 마음속에서는 찰나처럼 지나가는 가을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싹틉니다. 왕숙천의 줄기를 따라 봉선사천이 유유히 흐르고, 동쪽의 운악산과 서쪽의 용암산이 아늑하게 감싸 안은 명당. 조선 제7대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5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보존되어 온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바로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광릉숲)’입니다.이곳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도심의 소음은 거짓말처럼 잦아들고 숲의 깊은 호흡이 시작됩니다. 초록빛을 지켜내던 여름의 이파리들이 하루가 다르게 붉고 노란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광릉숲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숲 전체가 살아 숨 쉬며 가을의 서사를 온몸으로 뿜어내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