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찌는 듯한 폭염이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 산행을 사랑하는 이들의 시선은 서울 근교 최고의 억새 명소로 향합니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의 경계에 솟아오른 해발 922.6m의 ‘명성산’입니다. 궁예가 왕건에게 패한 뒤 산속으로 숨어들어 통곡하자 산도 함께 울었다는 애절한 전설을 품은 이 산은, 가을이면 66헥타르(약 20만 평)에 달하는 완만한 고원 분지가 온통 억새 물결로 뒤덮입니다.명성산 억새 산행의 가장 큰 매력은 해발 923m의 정상까지 굳이 오르지 않아도 완벽한 억새의 바다를 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10월 중순 본격적인 은빛 절정과 축제 인파가 쏟아지기 전, 초록빛 여름의 여운과 성글게 피어나는 은빛 억새가 신비롭게 교차하는 초가을 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