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호수 위로 은빛 물비늘이 잔잔하게 부서져 내리는 충북 제천시 모산동의 들머리로 들어서면, 아득한 고대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한민국 최고의 수리 유적 ‘제천 의림지’가 단아한 자태로 나들이객을 맞이합니다.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고대 저수지로 손꼽히며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이곳은, 농경 사회의 젖줄 역할을 해온 기능적 가치를 넘어 수백 년 노송과 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11월 상순에 접어든 지금, 호숫가를 따라 늘어선 울창한 수양버들과 붉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잔잔한 수면에 거울처럼 투영되며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깊고 은은한 가을 정취를 드러냅니다.악성 우륵의 전설과 현감 박의림의 손길, 2천 년을 이어온 역사의림지의 잔잔한 수면 아래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