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지산(1,241m)의 거대한 산줄기가 굽이치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고자리와 용화면 조동리를 잇는 국가지원지방도 49호선에 올라서면, 아흔아홉 굽이 능선을 따라 붉은 단풍 물결이 출렁이는 고갯길 ‘도마령’을 마주하게 됩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발 800m 고갯길은 운전석 너머로 산과 구름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며, 백두대간의 험준한 산맥이 온통 울긋불긋한 가을빛으로 타오르는 절정을 선물합니다.
11월 초순을 맞이한 지금, 24구비 굽잇길을 돌 때마다 차창 너머로 울창한 활엽수림의 황금빛 낙엽과 민주지산 자락의 붉은 단풍, 그리고 산허리를 감싸 도는 은빛 운무가 한 폭의 거대한 산수화처럼 펼쳐집니다.
칼 든 장수가 말을 타고 넘던 험산준령, 도마령에 깃든 전설과 역사
굽이치는 길목마다 깊은 산골의 정취가 배어있는 도마령에는 이름 그대로 용맹하고 비장한 옛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 칼과 말의 고개, 도마령의 유래: 옛날 무예가 뛰어난 고려의 장수가 큰 칼을 차고 말을 타고 이 험준한 고갯마루를 단숨에 넘었다 하여 ‘칼 도(刀)’ 자와 ‘말 마(馬)’ 자를 써서 도마령이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말의 발자국이 남겨진 고개라 하여 ‘답마령(踏馬嶺)’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 비포장 험로에서 낭만 드라이브길로: 과거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전북 무주군 안성면을 오가던 보부상과 민초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던 거친 흙길은 이제 매끄러운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깔끔히 정비되었습니다. 고갯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호젓한 풍경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영화 <집으로>의 주요 촬영지로 쓰이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련하고 평화로운 시골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국악의 숨결을 품은 전통 누각, 고갯마루 쉼터 상용정
해발 800m 정상 쉼터에 오르면 백두대간의 거친 바람을 포근하게 잠재우는 아름다운 전통 팔각정 ‘상용정(常用亭)’이 탐방객을 반깁니다.

- 태풍의 상처를 딛고 세운 전통 목조 누각: 2002~2003년 태풍 수해 복구 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진 상용정은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와 단단한 화강암으로 지어져 기품 있는 전통미를 뽐냅니다.
- 대금 문양에 깃든 국악의 정체성: 국악의 고장 영동의 상징을 담아 정자 기단 초석마다 전통 관악기 ‘대금’ 문양을 정교하게 새겨 넣었습니다. 누각 난간에 기대어 서면 사방으로 굽이치는 붉은 단풍 능선과 멀리 전북 무주 방면으로 뻗어나가는 첩첩산중이 시원스레 펼쳐집니다.
2024년 5월 문을 연 14m 나선형 랜드마크, 도마령 전망대
상용정 맞은편에는 고갯마루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높이 14m 규모의 ‘도마령 전망대’가 현대적인 위용을 자랑합니다.

- 해발 840m 허공을 걷는 120m 나선형 데크로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오르면 정상부 인조잔디 루프탑에 닿아 민주지산과 백화산의 웅장한 가을 산맥을 360도 무장애 파노라마로 굽어볼 수 있습니다.
- 카페테리아와 허브숍을 갖춘 편의 인프라: 전망대 하부에는 장거리 드라이브에 지친 나들이객들이 따뜻한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와 향긋한 허브숍, 쾌적한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고갯마루 복합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도마령은 칼 든 장수의 전설이 서린 해발 840m 나선형 전망대와 전통 누각 상용정, 24구비 단풍 드라이브를 무료입장으로 누리는 백두대간 최고의 늦가을 산악 힐링 성지입니다.
실전 가을 힐링 추천 탐방 동선
- 도마령 고갯길 & 전망대 완주 코스 (총 체류시간 약 2시간): 도마령 전망대 주차장 도착 (무료 주차) ➔ 상용정 정자 누각 관람 (민주지산 조망) ➔ 14m 나선형 도마령 전망대 진입 ➔ 120m 데크길 따라 옥상 루프탑 등반 (360도 단풍 감상) ➔ 전망대 1층 카페 & 허브숍 휴식 ➔ 산림욕 데크 산책로 걷기 ➔ 주차장 원점회귀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 영동 와인터널 & 과일나라테마공원
고갯길 드라이브를 마친 뒤 차량으로 25분 거리에 위치한 영동읍 매천리의 '영동 와인터널'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1905년 일제강점기 철도용으로 뚫었던 420m 터널을 개조해 만든 국내 최초의 와인 테마 공간으로, 사계절 13~15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터널 내부에서 영동 특산 캠벨포도로 빚은 수제 와인을 시음하고 환상적인 미디어아트 포토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어 차로 3분 거리인 '과일나라테마공원'을 찾아보세요. 감과 사과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과수원 산책로를 걸으며 대한민국 대표 과일의 고장 영동의 달콤한 가을 결실을 맛보는 완벽한 하루가 완성됩니다.
충북 영동 도마령 실전 이용정보

- 위치: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고자리 산42-15 (도마령 전망대 일원)
- 산책 제원: 전망대 루프탑 동선 약 120m (소요시간 약 30분~40분 / 난이도: 매우 쉬움)
- 2026 단풍 절정기: 10월 하순 만개 시작 ➔ 11월 초순 최고 절정 ➔ 11월 중순까지 능선 낙엽길 지속
- 운영 시간 도마령 고갯길 및 야외 데크: 연중 24시간 상시 개방/ 도마령 전망대 내부 카페·편의시설: 매일 09:00 ~ 18:00
- 입장료: 전면 무료 (전망대 옥상 루프탑 관람료 무료)
- 주차 안내: 도마령 전망대 전용 주차장 완비 (19대 주차 가능 / 무료 주차)
- 문의처: 043-740-3085 (영동군청 힐링관광과)
- 에디터's 실전 방문 꿀팁:
- 주차 팁: 전망대 주차 공간이 19대로 다소 협소하므로 주말 방문 시 오전 10시 이전이나 오후 3시 이후 방문을 권장합니다.
- 운전 유의사항: 해발 800m를 오르내리는 굴곡진 급커브 구간이 길게 이어지므로 반드시 저속 주행하며 맞은편 라이더와 차량에 주의하세요.
- 방한 준비: 고지대 특성상 골짜기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고 기온이 평지보다 4~5도 이상 낮으므로 도톰한 방풍 외투와 머플러를 필히 지참하세요.
첩첩한 산줄기와 굽잇길 끝자락에서 만나는 가을의 여운

해발 840m 도마령 전망대 루프탑 난간에 기대어 서서, 굽이치는 아스팔트 길을 따라 붉게 타오르며 능선을 채워가는 단풍 물결과 골짜기를 포근하게 덮어오는 늦가을 운무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마음속 어지러운 생각들이 시원한 산바람 속으로 맑게 씻겨 내려갑니다.
수많은 장수와 민초들이 넘나들던 험준한 고갯마루의 장엄한 품과 계절의 순리에 따라 온 산을 오색으로 물들이는 나무들의 온기는, 바쁘게 달려온 우리에게 잠시 핸들을 멈추고 삶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다정한 쉼표를 건넵니다. 가을빛이 가장 깊고 그윽하게 무르익는 11월 초, 충북 영동 도마령의 호젓한 하늘길을 천천히 달리며 백두대간 대자연이 전하는 맑은 평온과 호연지기를 가득 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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